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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하2동 누리복지협의체, "우린 또 하나의 가족"


우리는 10가구 중 1가구가 한부모가족인 시대에 살고 있다. 2015년 통계청 자료를 보면, 전체 1천8백7십만 가구 중 1백7십8만 가구가 한부모 가구다.

한부모가구 중  한부모가족지원법상 정부의 지원을 받는 가구는 전체 한부모가족의 약 8%에 그친다. 한부모가족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심하기 때문에, 정부 지원조차 포기하고 한부모가족이라는 사실을 숨기는 경우도 많다.

매년 한부모가구가 늘고 있지만, 결손가정이라는 뿌리 깊은 사회적 편견이 아직 존재한다.

얼마 전 아파트 14층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중3학생의 휴대전화에는 " 왜 까불어 짜증 나게, 엄마 없잖아. X새끼야. 엄마도 없는 애가 까부냐고. 아비랑 왜 같이 살아"라는 내용이 담겨있어 안타까움을 줬다.

한부모가족에 대한 경제적 지원 뿐 아니라 사회적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는 요즘 ,소하2동 누리복지협의체에서는 좀 특별한 행사를 진행했다.



어색한 만남


소하2동 누리복지협의체는 지난 9월 24일(토) 다문화가정이나 한부모가정 10가정을 선정해 '사랑의 추억 쌓기 가족사진' 행사를 진행했다.

이번 행사를 위해 소하2동 누리복지협의체 유태현 회장을 비롯한 회원들과 함께, 기아자동차 사진동호회 회원과 시청 홍보실 이동익 팀장, 준스튜디오 호준진 대표가 참여했다.

주민센터 앞에서 간단한 기념촬영을 하고 광명동굴로 향한 일행은, 사진사 1명에 2가정이 한 조를 이뤄 움직였다. 노란 조끼를 입은 누리복지회원들은 각 조에 2명씩 따라갔다.


처음에는 서로 어색하고 얼굴도 잘 몰라 어수선했지만, 함께 사진을 찍으며 동굴을 구경하고 나오자 조금씩 친해졌다. 나이가 어린 아이들은 먼저 장난을 걸기도 했다.

주민센터에서 만났을 때는 도살장에 끌려온 소처럼 불만 가득한 얼굴을 하고 있던 사춘기 남자아이는, 내색은 안 하지만 싫지 않은 표정이다.


22살 엄마, 딸 셋을 혼자 키우는 아빠

일행은 점심을 위해 업사이클아트센터 잔디밭으로 향했다. 거기에서 함께 식사하며 이런저런 대화가 오갔다.

어린 아들과 커플 잠바를 입고 참석한 젊은 엄마에게 나이를 조심스럽게 물었다. "22살"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이 답에 뭐라 말은 못했지만, 누리복지회원들은 여기에 큰맘 먹고 참석해 준 젊은 엄마에게 고마움을 느꼈다.

이날 유일한 남자 참가자인, 40대 후반에 A씨는 유모차를 끌고 딸 3명과 함께 참석했다. 아이들과 이렇게 나들이 나온 게 이번이 처음이라는 A씨의 말에, 우리는 모두 놀랐다.


A씨는 "솔직히 아이들과 이렇게 밖에 나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며, 이런 자리를 마련해 줘서 정말 감사하고 너무 즐거웠다"며 "다음에 기회가 있으면 또 오고 싶다"고 말했다.

유태현 회장은 "혼자서 딸 3명을 키우는 게 쉬운 일이 아닌데, 딸들이 아빠를 좋아하고 따르는 거 보면 평상시 딸들에게 무척 잘하시는 것 같다"며 "대단하시고 오히려 제가 존경스럽다"고 답했다.

고등학생과 중학생 남자 학생을 데리고 참석한 엄마는, 아이들과 같이 찍은 사진이 하나도 없는데 이런 기회를 통해 사진을 찍게 돼서 너무 감사하다"고 전했다.



다음에 또 해요

코끼리 열차를 타고 주민센터로 돌아오는 길에도 이야기는 계속됐다. 만난지 몇 시간 안 됐지만, 한 가족처럼 친해졌다. 아침에는 낯을 가리던 중학생 여자아이는 누리복지 회원들과 눈만 맞으면 환하게 웃었다.

사진동호인들도 "오늘 너무 보람 있었다며 다음에 기회가 있으면 또 불러달라"고 의욕을 보였다.


이번 행사를 기획하며 "누가 신청하겠느냐"며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던 누리복지회원은 "음식을 대접하거나 물품을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회적 편견 때문에 어려움이 있어도 밖으로 드러내지 못하는 분들이 진짜로 복지 소외계층에 계신 분들"이라며 "이런 분들을 위한 행사 뿐 아니라 관심을 가지고 관계를 계속 유지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소하2동 누리복지회원들은 이번 행사를 통해, 한부모가족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사람들의 따뜻한 지지와 격려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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