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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 '녹색어머니회' 호프집 전세 낸 날

 

"이름이  '녹색어머니회'야?"

이름만 들어선 무슨 모임인지 알 수도 없다. 이왕 모임 앞에 색을 쓰려면 예쁜 '핑크'라든가 '에메랄드빛' 어머니회라고 하든지.

누군가는 신호등 녹색 불을 의미 한단다. 아이들이 건널 수 있는 신호. 즉 녹색 불에 아이들이 쉽게 건널 수 있게 도와주는 어머니라서 '녹색어머니'라고 부르게 되었단다.

'녹색어머니회'란 알다시피 초등학교 앞에서 노란 깃발을 들고, 아이들 교통 지도를 하는 엄마들의 모임을 말한다.

그렇다고 교통 봉사만 하는 모임은 아니다. 교통 봉사 외에 여러가지 일을 한다. 이제부터 그 현장을 전할 생각이다.


"우리 이런 일도 해요"


21일 오전, 철산동 호프집에 푸른 제복을 입은 엄마들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일회용 접시에 과일, 떡, 과자를 담고, 일회용 컵에 시원한 얼음과 함께 커피와 녹차 같은 음료를 준비하고 있다.

여기 모인 엄마들은 아직 몸뻬보다 미니스커트가 어울리는. 어디 가면 아가씨라고 해도 믿을 것 같은 젊은 엄마들이 대부분이다.

오전 10시가 넘자 편안한 복장의 엄마들이 삼삼오오 호프집으로 들어온다. 다들 잘 아는지 즐겁게 인사한다. 이 넓은 호프집이 어느새 손님들로 가득 찼다.


광명시 경찰서장, 교육감, 초등학교 교장들도 보인다. 광명시 단체장들도 참석했다. 뭐 거짓말 조금 보태서, 광명시에서 활동 좀 한다는 사람은 모두 모인 모양이다.

근데 "대낮부터 호프집에 웬 사람들이 이렇게 많으냐고?"

광명시녹색어머니연합회에선 매년 일일 찻집을 운영한다. 당연히 술은 없다. 차와 다과만 판다. 일일 찻집을 해서 번 돈은 광명시 24개 초등학교에 장학금으로 전달한다.

누구는 1년에 한번 아침에 하는 교통 봉사도 힘들다는데, 이날 녹색 연합회 회원들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일일 찻집을 운영했다.

직장을 다니는 엄마는 월차를 쓰거나 조퇴를 했고. 네일아트를 운영하는 엄마는 가게 문을 닫았다. 악세사리점 엄마는 아는 언니에게 가게를 맡겼다. 좋은 일에 함께하기 위한 순수한 마음에서다.

광명시녹색어머니연합회 우수미 회장은 "아직도 우리 주변에는 우리의 손길을 기다리는 아이들이 있다."며 " 자녀를 사랑하듯 내 자녀 곁에 있는 친구들을 사랑하는 마음에 일일 찻집을 한다"고 말한다.




녹색의 추억

녹색은 자연의 색이다. 휴양림의 잎이나 들에 핀 풀처럼 사람들의 마음을 상쾌하고 편안하게 만들어준다. 녹색은 만물이 소생하는 봄을 지배하는 색이다.

녹색을 보면 '젊은' '즐거운' '순수한'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지금까지 살펴본 광명시녹색어머니연합회처럼.

누군가 "이름이  '녹색어머니회'야?" 라고 묻는다면, 이날만큼은, 아이들 교통 지도를 하는 엄마들의 모임이라기보다, "우리 주변에 아이들을 위해, 즐겁고 순수한 추억을 만드는 모임"이라고 하는 건, 억지일까?

어린시절, 젊었던 엄마와의 소중한 추억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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