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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없는 삶

현관문이 열리는 순간, 너무 젊은 모습에 놀랐다. 곧 눈물을 쏟을 것처럼 눈가가 젖어있었다. 

표정도 슬펐다. 감히 카메라를 꺼내지도 못할 만큼…

6월 22일(수) 소하2동 조옥순 동장과 명찰실 사회복지담당, 방문간호사, 누리복지협의체 일일명예동장이 기초생활보장수급자 가정에 방문했을 때 일이다.

이혼하고 딸과 둘이 사는 만53세 김모(여)씨. 가장 큰 고민은 살 집이 없다는 것이다. 지금은 교회 전도사 집에 얹혀산다. 


딸랑 방 한 칸. 모녀가 차지한 공간이다. 눈치가 보여 방문을 나가기도 힘들다. 이제 나가줬으면 하는 기색도 보인다. 어디 다른 가족이랑 같이 사는 게 쉬운 일인가.

문제는 딸이다. 대학교 2학년. 공부를 잘해서 국비 장학금을 받는 대견한 딸이다. 이런 딸이 집에 오면 하루 종일 방에만 있다. 불편해서 방 밖으로 안 나간다.

오히려 집에 오면 다행이다. 이젠 집에 들어오는 것도 꺼린다. 이제 방학인데...

그는 방문한 일행에게 덤덤히 이야기를 했다. 젊은 나이지만 퇴행성척추염과 요추부추간판탈출증을 앓고 있다.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인데 장애는 아니다.

그의 바람은 단 하나. 영구임대아파트에 들어가는 것이다. 신청하고 기다리고 있지만, 나이도 젊고 장애도 없어서 들어가기 힘들다.

그가 말했다. "차라리 장애가 왔으면..."

그의 말은 조금씩 격해졌다. 이제 참았던 눈물을 흘린다.

"이분들이 독하게 마음먹으면, 거리로 내 앉아야 하는데…", "갈 때도 없는데…"

그의 말을 차마 자르지 못하고 듣고 있던 일행은 그를 달래며 해결책을 논의했다.

당장 뾰족한 방법은 없었다. 영구 임대아파트는 점수가 낮아서 힘들고, 딸이 아르바이트를 하면 기초생활수급을 못 받고, 전세나 월세를 얻는 것도 돈이 만만치 않고, LH임대아파트는 관리비가 비싸서 못 들어가고.

조옥순 동장은 "우선 소하1동 복지중심동에 파견 나와 있는 사례관리사에게 연계해주고, 우리는 살 집을 마련하는데 심혈을 기울이자"며 "누리복지협의체에서도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보살피자"고 말했다.

무거운 마음으로 돌아오는 길. 자꾸 '송파 세 모녀' 사건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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